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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과 우물의 이미지, 내면의 깨우침 나타내 본문

국어국문학, 풍월을 읊다

자화상과 우물의 이미지, 내면의 깨우침 나타내

②℃ 2020. 9. 3. 12:00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자화상」전문 「자화상」에서 우물의 이미지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우물을 쳐다보는 행위는 내면의 깨우침을 나타내며, 우 37) 마광수, 「동양적 자연관을 통한 ‘부끄러움’의 극복」,『윤동주 연구』(문학사상사, 1995), 344쪽. - 20 - 물 속에는 자연이 공존한다. 달, 구름과 ‘파아란 바람’이 어우려져 흐르고 있다. 우리가 가끔 거울을 보면서 자아의 심리상태를 보고 싶은 행동과 상통한다. 그런데 동주는 우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 습이 미워서 돌아선다. 그러다가 연민을 느껴서 다시 돌아오고 하 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모습이 자기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반항적인 자기모멸감에 휩싸이고 있다. 왜냐하면 그 는 냉정하게 자신에게서 완벽한 정신세계를 추구한다. 그러므로 현실의 자아는 외면과 내면의 불합리를 느끼고 있다. 일제의 발악 이 떨치고 있던 시대에 연희전문에서는 우리글로 공부를 할 수 없 게 하고 갈수록 조여 오는 일본의 비열함을 보면서 민족의식이 투 철했던 동주가 갈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자신은 아무것 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자연을 통해 자기반성과 연민이 엇갈리는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 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는 동주가 우물속의 사나이(자신)를 보 고 겪는 고뇌는 그 시대의 삶에서 우리 민족이 겪는 존재론적 고 뇌를 압축시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38)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38) 김창완, 「이육사 · 윤동주의 대위적 구조연구」(한남대대학원석사논문, 1987. 12), 53쪽. - 21 -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바람이 불어」전문 윤동주의 시 「바람이 불어」는 바람이라는 시어를 가지고 역설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서 바람이라는 자연물을 통하여 자아는 사색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위 시에서 “단 한 여자를 사랑 한 일도 없다 /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라는 구절에서 시인은 강한 부정을 통해 강한 긍정의 역설화법을 구연하고 있다. 그는 현실인식이 뛰어났으며, 자신의 곧은 자아를 추구하는 시인으로서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는 것 역시 역설적 시어로써 강한 긍정을 드러내 자신의 성찰을 표현하고 있다. 뿌리내리지 못하는 자아는 “내 발이 반석 위에 있다”.는 언덕 위 에 있다는 것은 높은 이상을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자아를 의미한 다. 윤동주에게 바람의 시어는 다른 시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그 이유는 왜 일까. 바람의 성질은 고정되어 있지 않은 변화무쌍한 자연물이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품을 수도 있으며 버릴 수도 있다. 「서시」에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 다”는 같은 의미를 내포한다. 동주의 내면세계의 구체화된 표현이 다. 자연에서 사색하면서 자연의 이미지를 자아성찰로 재인식시키 는 그의 시적 탁월함은 관념적이지 않고 쉬우면서도 시적 깊이를 느끼게 한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22 -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문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내일도······ - 「새로운 길」부분 「새로운 길」은 윤동주가 연희전문에 처음 입학하면서 새롭게 다짐한 것을 시로 승화한 작품이다. 윤동주의 삶은 고향에서 기거 했던 유년시절을 빼면 타향에서 공부하는 시간들로 이루어져 있 다. 그러면서 그의 시가 성숙하는 단계에 오르는 시기는 연희전문 시절이다. 이때에 주옥같은 시들이 왕성하게 탄생한다. 윤동주는 내적갈등이 있을 때마다 자연에서 마음의 위안을 많이 받았다. 그 에게 있어 자연은 삶의 휴식처며, 다시 힘을 얻는 삶의 원동력으 로 나타난다. 고향으로 돌아옴과 길의 떠남의 반복 속에서 윤동주 는 「새로운 길」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표현한다. 자신의 길에 대한 성찰이 자연의 소재로 새롭게 구성되어 있다. 즉 윤동주의 시는 대부분 고뇌와 갈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드물게 「새로운 길」은 앞날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를 보인다. “나 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 오늘도······ 내일도······”에서는 자신 의 생이 언제나 새롭기를 다짐한다. 인생을 길로 비유하면서 인생 의 지도로 보고 있다. 그리고 “내를 건너서 숲으로 / 고개를 넘어 서 마을로”의 표현은 자꾸만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의식을 다독이 며, 인간은 인간과 부대끼며 살아야 한다는 동주의 자아가 들어가 있다. 자신에 대한 비판과 깨끗한 삶을 원하던 동주는 그럴수록 - 23 - 자연에서 위로 받고 싶은 심정을 시로써 형상화하였다. 돌아옴과 떠남을 반복하면서 삶에 대한 사유가 깊어진 것이다. 시 창작의 원천은 고금에서부터 자연에서 탄생하였다. 자연은 인 간의 정신을 정화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윤동주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자연의 사물에서 인식했다. 동주는 일제 식민지의 갈등하는 자아도 자연을 통해 내면화했다. 그러면서 사색의 깊이를 더하는 계기가 되었다. 윤동주에게 자연 은 자아 성찰하는 대상으로 표현된다. 그러므로 인간의 내면과 자 연의 조화는 상상력으로 한층 확대된다. 윤동주에게 자연은 자아 를 표현하는 대리자의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자연은 윤동주에게 현실과 세계관의 성찰로 나타난다. 3. 방의 심리적 공간화 윤동주는 내면의 시세계를 가지고 있던 시인으로 밀폐된 방에서 자아와 대치하고 있다. 그는 고향과 타향의 방에서 갈등하고 고뇌 했다. 또한 현실과 이상세계를 방황하면서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공 간으로 만들었다. 그는 현실을 내다보는 과정을 통해서 시대의 비 극적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이 점은 동주가 보여주었던 고요한 내면응시의 자세가 반영된 것이라 하겠다. 39) 혼자만의 세계에서 동주는 현실에 대한 성찰은 깊어만 갔다. 시대의 어둠을 인식하고 심리적 공간에서 자신만의 가치관을 형성하였다. 방의 공간에서 윤동주의 시대인식에 대한 사유는 심층까지 이르고 있다. 39) 김완하, 「윤동주 시의 현실인식」,『한국 현대시의 지평과 심층』(국학자료원, 1996), 356쪽. - 24 - 시간은 고독한 밤샘의 밤에 물결친다. 시간은 지식의 의무감과 몽상의 자유, 고독 한 인간의 이 너무나 자유자재한 자유 사이에 물결치는 것이다. 40) 이제 첫 항해하는 마음을 먹고 방바닥에 나뒹구오······ 뒹구오········· - 「황혼이 바다가 되어」부분 봄은 다 가고- 동경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사랑스런 추억」부분 이재선은 방은 작고 닫혀진 세계로서 생활을 보호하는 주거의 근원적인 기능을 하는 장소요, 공간이다41) 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동주는 방을 자신만의 성찰하는 공간으로 보았다. 방을 경계로 하 여 두 세계가 대립하고 있다. 밖의 세계는 현실의 공간이고 방은 동주의 이상 공간으로 투영되고 있다. 고립된 자아는 정신과 육체 가 분리되어, 끊임없이 떠돌고 있다. 윤동주는 적국의 하숙방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사유한다. 그러므로 윤동주에게 방이라는 공 간은 고향으로 통하고 있다. 여기에서 방이라는 사물은 사유의 보 물창고이며, 자아를 성찰하는 공간인 것이다. 홀로 침잠하는 동주 는 그리움을 가슴에 안고,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다. 또한 “육첩방” 에서도 표현했듯이 어두운 시대를 의미하는 구속의 상징으로도 표 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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