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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체로 이루어진 아우의 인상화, 일상의 사소한 사유를 현실에 접목 본문

국어국문학, 풍월을 읊다

대화체로 이루어진 아우의 인상화, 일상의 사소한 사유를 현실에 접목

②℃ 2020. 9. 3. 11:00

「아우의 인상화」는 대화체로 이루어져 있어 쉽고 친근하게 다 가온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사유를 놓치지 않고 현실에 접 목시켜 의미를 확장시키고 있다. 위 작품은 윤동주가 동생의 사랑 을 달에 빗대어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동주는 형제들에 대한 사랑도 지극했다고 한다. 연전 때 쓰여진 작품으로 서울에 유학하 면서 가족의 그리움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이 시는 동생하고의 대화를 소재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왜 달에 비친 얼굴은 슬픈 그림일 수밖에 없었을까. 그것 은 시대의 정서가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해가 아니고 달을 표현한 것은 밤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것은 현실을 반영한 결과물 이다. 달은 염원을 가지고 있을 때 소원을 비는 대상으로 인식한 다. 동생의 얼굴에 달이 비치면서 슬픔은 심상으로 떠오른다. 어두 운 시대이므로 동생의 앞날을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윤동주 34) 송우혜, 『윤동주 평전』(열음사, 1988), 196쪽 - 15 - 는 지상적 어둠을 천상의 달의 심상으로 연결하고 있다. “너는 자 라 무엇이 되려니”라는 질문은 장래 희망을 말하고 있지만, 꿈을 꾸기가 힘든 현실에서 달빛은 차가울 수밖에 없다.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 「참회록」전문 윤동주의 「참회록」은 ‘운석’이라는 시어를 활용하여 자아를 성 찰하는 도구로 나타나고 있다. 지상에서 반성하는 자아는 천상의 이미지로써 완성되고 있다. 윤동주의 자아성찰이 시로써 형상화한 작품 중에서 돋보이는 작품은 「참회록」을 빼놓고서 이야기 할 수 없다. 24살의 나이에 참회록을 쓸 수밖에 없었던 그의 정신적 부담감은 무엇이었을까. - 16 - 결백하리만치 자신에게 고뇌하고 진지한 윤동주의 성품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에서 볼 수 있듯이 왜 거울에 녹이 슬어 있을까. 거울은 자아를 비추는 매개물의 역할을 한다. 그것은 현실상황에서 제대 로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은유적인 표현이다. 예민하고 양심이 곧은 그는 지금 시대에 느껴지는 무게가 자신에 대한 참회록을 쓰 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 손바닥 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에서처럼 끊임없는 자아의 천착의지가 담겨져 있다. 여기에서 닦는 것은 무엇을 간절히 비는 행위로 볼 수 있는데 기독교적인 의식이 엿 보인다.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 거울 속 에 나타나 운다”는 별똥별이 떨어지는 현상을 천상이미지를 활용 하여 부끄럽게 느끼고 있다. 그의 강한 민족의식과 순수한 정신적 세계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시의 창작배경을 보면 일본유학을 가기 위해 창씨개명을 하 고 난 후 자책하는 마음으로 쓴 시라고 한다. 굴욕의 순간을 맞으 면서 고뇌하는 동주의 정신세계가 성찰로써 확인된다. 키에르케고르는 관능과 지배에서 벗어나서 양심만이 편애로 치달리는 이기적 자기 가 쐐기가 되어 준다. 그런데 이것은 항상 자기를 부정, 비판하는 정신 자세 없이 이 루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키에르케고르에 있어서 자기 성찰이 고뇌의 그림자를 곁들 이고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짐작해 낼 수 있다. 그런데 윤동주 일부 작품에서 분명히 이에 대비될 수 있는 정신의 단면을 지닌 게 나타난다. 35) 윤동주는 천상이미지를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어두운 시대에 별빛을 염원했다. 하늘을 바라보면서, 자아를 성장 35) 김용직, 「어두운 시대의 시인과 십자가」, 『윤동주 연구』(문학사상사, 1995), 125쪽. 59) 송우혜, 앞의 책, 200쪽. - 17 - 시키고, 달빛에서 어두운 시대의 슬픔을 읽었다. 윤동주는 달, 하늘, 별, 운석 등 천상의 시어를 통하여 내면의 세 계를 표현하였다. 천상이미지를 통하여 현실의 어둠을 뛰어넘고 싶은 시인의 자아가 나타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상황에서 사유 하는 시인의 구체적인 심상으로 천상이미지가 표현되었다. 2. 자연 대상의 내면화 윤동주의 시어를 보면 유독 자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보인 시 어들이 많다. 어둠의 시대에 동주는 자연에서 심상의 돌파구를 찾 았다. 자연에서 위로 받고 자연을 통해 사색했다. 동주는 자연을 대상물로 재구성해서 자아를 성찰하는 시로 탄생시켰다. ‘잎새’ 하 나 ‘바람’ 한 줄에도 자연의 이미지를 창작하였다. 모든 만물이 시 상이 되지만, 그중에서도 시의 중심을 이루는 소재의 원천은 자연 이다. 동주는 자연의 사물에서 자아의 성찰이 담긴 시로 은유화 했다. ‘겨울’과 ‘봄’의 계절적 인식을 통해 현실의 ‘어둠’과 ‘희망’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계절에 순환적인 시간을 대비시켜 시 대의 어둠에서 앞날에 대한 희망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거의 매일같이 산길이나 들길을 걸었다. 동생들 몰래 나가서 거닐 때가 많 았지만… 그는 시상의 대부분은 그의 산책길에 자연을 관조하며 마음속에서 우러나 고 다듬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36) ①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넣고 - 18 -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 「편지」부분 ②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 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 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 「눈 오는 지도」부분 ③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 「별 헤는 밤」부분 ①에서는 ‘겨울’이라는 계절 이미지에 ‘눈’을 결합해 ‘그리움’이라 는 정서를 형상화하고 있다. 하늘나라에는 눈이 오지 않기에 눈을 모아 편지를 쓴다는 시인의 의식에서 수정처럼 맑고 순수한 동심 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윤동주 시의 기본적인 서정은 그리움이 다. 지금 옆에 없는 사람을 이어주는 편지는 상상력과 결합하여 하늘나라에 까지 확장되고 있다. 윤동주의 그리움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편지’라는 매개체로 표상된다. ②의 해석은 ‘떠남’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을 ‘눈’이라는 매개물을 이용해 ‘그리움’을 나타내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떠나는 아침에 눈은 마음의 표현으로 나타난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가고 싶은 이정표가 ‘지도’ 로 나타난다. 윤동주의 내면은 ‘그리움’ 이라는 서 정의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눈은 지상과 천상을 연결해주는 매개 체다. ‘그리움’ 과 ‘눈’ 의 결합은 동주가 현실에서 초월적인 세계를 - 19 -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③은 ‘가을’ 에서 ‘별’ 이라는 객관적 상관물을 통해 ‘그리움’ 을 의미화하고 있다. ‘별’을 주된 심상의 재료로 삼아 시인의 가슴 속 에서 물결치는 복잡한 상념들을 펼쳐 나가면서도 순수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유로(流露)되는 것으로 느껴진다. 37) 가을은 풍요로움의 계절도 되지만, 조락의 시간이다. 밤하늘에 ‘별’을 보면서 시인의 상념은 ‘그리움’을 반영한다. 윤동주는 어둠을 인식하고 천상적 세 계관에서 현실적 자아의 결핍을 채우고 있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 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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