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ikastos
자연의 물질들을 내면화해서 자아의 시어로 창작한 윤동주 본문
윤동주는 자연의 물질들을 내면화해서 자아의 시어로 창작하였다. ‘잎새’ 하나에도 사유하는 정신의 편린들을 나타 내었다. 방은 사색하는 공간으로써 자아를 회복하고 꿈꾸는 세계 로 이미지화하고 있다. 내성적이고 혼자 사유하기를 좋아한 윤동 주는 방의 공간에서 주로 시를 창작하였다. 또한 동심의 눈으로 쉬운 언어와 의성어, 의태어를 사용하여 시대상황을 어린이의 눈 으로 형상화하였다. Ⅲ장에서는 비극적 현실과 자아성찰을 검토하려 한다. 윤동주는 어둠의 시대에 자아를 인식하고 맑은 영혼을 가지려고 노력한 시 인이었다. 또한 우리에게 자아의 부끄러움과 성찰을 깨닫게 하였 다. 그의 시는 자신을 갈고 닦아 정신을 정화시키는 세계를 보여 준다. 비판적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그의 태도는 다른 사람에게는 친절 하고 너그러운 그가 자신에게는 인색하리만치 준엄한 잣대로 자아 의 순수성을 지켜 나갔다. 암흑기의 시대에 비극적 시대인식을 깨 닫고 행동하지 못하는 자아에 대하여 치열하게 성찰하였다. 더 나 아가 기독교를 통한 자아 인식의 과정으로 승화한 시를 살펴보고 자한다. 윤동주는 기독교적인 환경에서 유년을 보냈다. 그러나 종 교에 빠지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한 시인이었다. 그는 종교와 현실 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기독교를 통한 소명의식을 형상화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윤동주 시의 형상화를 살피고 시의 가치와 의 미들에 대해서 밝힐 것이다. - 10 - Ⅱ. 시적 표현 방식 1. 천상 이미지의 활용 윤동주의 시어를 살펴보면 하늘, 밤, 별, 운석, 등의 천상이미지 가 많이 있다. 천상이미지는 현실을 뛰어넘고 싶은 동주 시의 또 다른 표현이다. 천상이미지는 어두운 시대에 구원의 대상으로 우 주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하늘을 바라보면서 자아의 거울로 써 사색했다. 별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희망의 불빛을 갈망하는 시인의 이상 적 세계관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막혀 있는 현실에서 이상으로의 세계를 지향했다. 지상의 한계를 벗어나서 아름다운 것, 순결한 것, 열린 것, 꿈꿀 수 있는 것으로서의 천상 적 질서에 도달하고자 하는 윤동주의 유토피아 정신을 반영한 것 으로 해석된다. 31) ① 흐르는 달의 흰 물결을 밀쳐 여윈 나무 그림자를 밟으며, 북망산을 향한 발걸음은 무거웁고 고독을 반려한 마음은 슬프기도 하다. - 「달밤」부분 ②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 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 「소년」부분 ③ 멀리 첫 여름의 개구리 재질댐에 흘러간 마을의 과거가 아질타 31) 김재홍, 앞의 책, 389쪽. - 11 - 나무 틈으로 반짝이는 별만이 새날의 희망으로 나를 이끈다. - 「산림」부분 위 시 ①에서 동주는 ‘달’을 보면서 좌절하는 자아를 ‘달’ 이라는 객관적 상관물에 감정이입 하고 있다. ‘고독’ 한 시인은 비극적 세 계관을 가지고 걸어가고 있다. 달은 시인을 주시하고 있는 대리자 로서의 역할을 한다. 시인은 괴로운 현실에서 자아를 솔직하게 보 여주고 있다. 그것은 밤이라는 공간에서만이 자신을 온전히 보여 줄 수 있는 것이다.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내면의 세계를 표현하 고 있다. 동주는 ‘북망산’을 걸어가는 것 같은 현실에서 시대의 참 혹함에 슬퍼하고 있다. 윤동주는 달밤의 천상이미지를 사용하여 어두운 밤길을 걸어가 는 안내자를 달에서 찾고자 하는 심상을 드러내고 있다. 캄캄한 어둠은 죽음의 길로 느껴지고 보이는 않는 불빛은 자꾸만 시인의 마음을 아프게만 하는 것이다. 삶과 생의 기로에서 헤매는 시인의 자아가 고독한 것이다. 윤동주의 현실에 대한 절망감이 극에 달아 있다. 그러나 시②에서는 자연심상과 ‘하늘’ 이라는 천상이미지가 어우 러져 그리움을 표출하고 있다. ‘가을’ 이미지의 쓸쓸함을 ‘봄’ 이라 는 기다림의 매개체에 ‘하늘’에 희망의 심상과 연결되고 있다. 하늘 은 기다림의 표상이요, 구원의 대상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순환하 는 자연과 인간의 이치가 어우러져 신선한 시적 서정을 읽을 수 있다. 시 ③에서 동주는 새날에 대한 ‘희망’ 을 ‘별’ 이라는 빛으로 표 출한다. 모든 어둠과 절망을 뒤로 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시인 의 자아가 나타나 있다. 그것은 일제 강점기 시대상황에 대한 소 - 12 - 망의 의지표현이다. 어둠 속 나무 사이로 빛나는 별은 동주의 유 년시절의 그리움과 상통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움을 뒤로 하고 미 래지향적인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별 헤는 밤」 부분 윤동주의 작품에는 ‘별’을 대상으로 해서 형상화한 시가 많이 있 다. 하늘에 떠있는 별을 보는 자세는 땅과 대비되는 이원적 세계 관을 반영한 것이다. 지금 지상에서는 빛을 볼 수 없는 시대에 대 한 돌파구로써의 자아이다. 그러면 왜 동주는 별을 노래할 수밖에 없었을까. 그것은 어두운 현실에서 희망의 별빛을 염원하는 세계의 표현으로 드러난다. 윤동주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별 헤는 밤」에도 별과 하늘, 부끄러운, 죽 - 13 - 음, 재생 등의 심상이 복합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의 상징적 표현의 핵 심은 ‘별’과 ‘하늘’에 있다고 하겠다. 「별 헤는 밤」의 하늘과 별의 융합된 심상을 통하여 우리는 윤동주 시의 상징적 표현의 한 체계를 구체적으로 파악 할 수 있다. 또한 「별 헤는 밤」은 「서시」와 그 발상의 틀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 다. 32) 윤동주는 현실의 암담함을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표출하고 있 다. 별의 내면성에는 ‘고향’ ‘조국’ ‘나’의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이 것은 모두 그리움이라는 정서로 표현하고 있다.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 자랑처럼 풀 이 무성할 게외다”는 동주의 자아는 죽어서까지도 조국의 광복을 바라는 저항의식을 보인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맞서고 있는 의 식에서 칼날 같은 이성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정병욱의 회고에 의하면, 원래 이 시는 마지막 한 연이 빠진 채 로 완성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병욱이 “어쩐지 끝이 좀 허전한 느낌이 든다”고 평하자, 윤동주는 이를 시인하고 마지막 연을 추가 시켰다는 것이다. 33) 그러므로 이 시의 완성도는 마지막 연에서 이 루어진다. 윤동주의 사상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는 영원성과 해방에 대한 바람이 나타나 있다. 또한 기독교적인 측면 에서는 무한한 영생의 의미를 추구한다.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32) 마광수, 「동양적 자연관을 통한 ‘부끄러움’의 극복」,『윤동주 연구』( 문학사상사, 1995), 342쪽. 33) 정병욱, 「인간 동주의 片鱗」,『크리스챤 문학』제5집 (문학사상사, 1973), 48쪽. - 14 -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이다. 슬며 -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려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아우의 인상화」전문 윤동주 시 중에 1938년 9월 15일자로 된「아우의 인상화」 라는 제목의 시가 있지 요? 그것이 연전에 입학한 해 여름방학에 집에 다니러 왔을 때의 시지요. 내가 일주 에게서 들었는데, 그게 그 때 실제로 그대로 있었던 일이라고 하더군요. 그 때 우리 형제들은 오빠가 방학으로 집에 오기만 하면 얼마나 매달리며 좋아했었는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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